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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디오피아, 배움의 지평을 넓히다
  • 2013-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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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한-유네스코 펠로십 프로그램 참가자 중 한 명인 비니얌 월더루파엘 씨를 인터뷰했다. 아시아 및 아프리카 17개국 30명의 참가자 중 유일한 이디오피아 사람이었던 그는 한국전 참전용사의 아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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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에 대하여 소개해 주세요. 어떤 계기로 교육 분야에 종사하시게 되었나요?

저는 1979년, 이디오피아의 수도 아디스 아바바에서 서쪽으로 11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암보라는 곳에서 태어났습니다. 여섯 명의 남매와 함께 자란 저는 암보 아디스 케네마 초등 및 중등학교를 마친 후 아디스 아바바 대학교에서 지리학교육을 전공했습니다. 졸업 후에는 도시와 지방, 그리고 사립과 공립 학교를 두루 거치며 교사 생활을 했고 초등학교 교장도 역임했습니다. 2012년 이후부터는 이디오피아 교육부 교사 및 지도자 개발 위원회에서 교사 교육 전문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인가요? 지난 두 달 간 한국에 머물면서 특별히 기억나는 점이 있다면?

네, 이번이 첫 한국 방문입니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한국 사람들과 많은 경험을 하였는데요, 첫 인상은 APCEIU와 KOICA, 한국교원대 등 관계기관에 계신 분들이 무척 친절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한국에서 느낀 것은 도시든 지방이든 손님을 환대하는 문화는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교육 시스템(학교 시설을 포함하여)이 무척 발달되어 있고, 통신과 산업,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부산의 아름다운 모습과 더불어 틈틈이 방문했던 문화유적지들과 문화 교류 활동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함께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여러 나라의 참가자들과 교육에 관한 경험을 나누는 일도 즐거웠습니다.

저는 원래 심리학자가 되고 싶었으나 지리학과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이디오피아에서 교사는 대학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직업이라는 인식이 있었으나 지금은 오히려 반대여서 교사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합니다. 
 
-교사로 활동하시다가 교사 훈련가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특별한 계기가 있다기보다는 좋은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육부에서 공석 공고가 난 것을 보게 되었는데 교사와 교장의 경험을 모두 갖고 있는 사람을 찾고 있었습니다. 저는 지원을 해서 시험을 통과한 후 교육부 직원이 될 수 있었는데, 월급이 더 높다는 점도 직업을 바꾼 이유 중 하나입니다. 학교에 근무할 때 제 월급은 약 154달러 정도였으나 지금은 200달러 정도로 늘었습니다.
 
-학부에서 지리학을 전공한 후 대학원에서는 다중언어 및 다문화 교육으로 바꿨는데, 이유가 있다면?

저는 대학원 진학을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개발학에 관심이 있었지만 이디오피아에서 개발학은 경쟁이 무척 치열해서 들어가기가 힘들었고, 개발학과 연결될 수 있을 거라 여겨진 전공을 선택한 것입니다. 
그러나 대학원 수업을 모두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재정적인 어려움 때문에 논문을 마치지 못했는데 학교에서는 학업을 중단시켰고, 전공과목도 없어져버렸습니다. 그래서 지금 저는 교육부에서 제가 하고 있는 일과 관련된 전공으로 바꿀 계획을 갖고 있고, 할 수만 있다면 한국에서 교육 관련 공부를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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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오피아 학교에서 중요시하는 과목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그건 시기에 따라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1~4학년의 초등학교 수업에서는 국어(암하라어), 영어, 수학, 자연, 미술을 배우고, 5~8학년에는 국어, 영어, 수학, 사회, 윤리, 물리학, 화학, 생물을 배웁니다. 9~10학년에는 여기에 역사가 추가되는데, 중요시되는 과목은 영어, 수학, 그리고 과학입니다.
 
-한국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들었는데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저희 아버지께서는 이디오피아의 황실근위대였는데, 한국전쟁 당시 한국에 파견되었습니다. 그는 전쟁 중 부상을 당했는데 한국 정부는 아버지께서 돌아가실 때까지 매달 3~5달러의 지원금을 보냈습니다. 아버지는 저를 포함해 자녀들에게 한국 전쟁 이야기를 즐겨 들려주셨습니다. 저는 이번에 한국을 방문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 있는 동안 한국전쟁기념재단과 전쟁기념관도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이디오피아 참전부대인 ‘각뉴(Kagnew)’ 부대를 기념하는 각뉴 쉘레카(Kagnew Shaleqa)의 일원으로서 아직 살아계십니다. 저희 어머니뿐 아니라 저희 형제들도 한국에 오고 싶어합니다.
 
-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얻은 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한-유네스코 펠로우십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문서가 교육부에 전달되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교사 훈련과 관련이 깊기 때문에 저희 부서에 근무하는 모든 교사 훈련가들이 지원하였고, 그 중에 제가 대표로 선발된 것입니다.

저는 이디오피아의 교육에 관한 리포트를 제출하였고, 펠로우십 프로그램에서 경험한 것을 동료들과 공유하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앞으로 두 주간 동안 주말을 이용해 경험을 나누는 시간을 가질 것입니다.
 
-이번 경험을 지금 하고 계신 일에 활용할 계획이 있나요?

 물론입니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한국과 그 밖에 여러 나라에서 온 참가들을 통해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었으며, 이디오피아에서 교사와 교장으로 근무했던 학교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개발하였습니다.

저는 이 프로젝트를 더욱 발전시켜 실행에까지 이르게 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 APCEIU, KOICA 같은 해외 기관과 이디오피아 정부나 NGO 등으로부터 재정지원을 받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APCEIU와 계속 연락을 주고 받을 것이고, 저의 프로젝트 진행상황도 알려줄 계획입니다.